목차
1. 수는 추상입니다
2. 어떻게 미지수를 찾을 것인가?
1. 수는 추상입니다
사과 다섯 개의 집합과 배 다섯 개의 집합이 가진 공통점은 원소가 다섯 개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다섯'이라는 개념이 나오고, 사람들은 곧 이 개념에 기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편한 지 알게 됩니다. 이것은 모든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 유치원 아이들도 능숙하게 다루는 간단한 수학이 됩니다.
그렇다면 영은 어떤가요? 집합에 원소가 하나도 없는 일은 별 대단한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에 따로 기호를 붙여야 한다는 의견이 관철되기까지는 수백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예를 들어 로마숫자에는 영이 없었습니다. 이 수 체계가 계산에 적당한 체계가 아니었다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이 도입되고 나서야 큰 수도 일목요연하게 표현할 수 있고, 계산도 편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구단을 외울 줄 알고 한 자리 수의 덧셈과 곱셈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별 어려움 없이 아주 큰 수도 셈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0은 근본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예를 들어 702에서 0은 10자리 수가 없다는 것을 나타내고, 그리고 하나의 수 뒤에 0이 많이 따라올수록 그 수의 가치는 높아집니다. 1000의 1은 10의 1보다 훨씬 큰 가치를 지니는 것이죠.
인도인의 자리표기법에서 0은 하나의 특수부호일 뿐이었습니다. 그 자리에 아무것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표시하기 위한 부호였다(물론 아무것도 쓰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실수를 줄일 수 있었다).
카플란은 그의 책 ‘0의 역사,'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마치 쉼표가 알파벳이 아니듯 영은 숫자가 아니었다."
16세기 초에 들어서야 영은 ‘완전한 가치를 지닌' 수로서 수 체계에 편입되었습니다.
수학자들에게 있어서 0은 숫자를 표현하는 큰 역할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0은 가장 중요한 수 중 하나입니다. 이것은 더했을 때 아무런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0의 순수한 성질에 기인하는데, 이 성질 때문에 '중립적 원소'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수의 세계에서 0은 양수와 음수의 중간에 서서 중심의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0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닙니다. 아마 늦어도 2100년을 앞둔 연말에 또 한 번 큰 토론이 있을 것입니다. 시간계산을 0에서 시작할 것인지, 아니면 1에서 시작할 것인지를 두고 22세기가 시작되는 정확한 시점이 어디인지 의견이 분분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2. 어떻게 미지수를 찾을 것인가?
간단한 덧셈 문제를 가지고 셈에서 영의 활약상을 살펴보죠. 여기서는 아래와 같은 정수의 범위를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 -2, -1, 0, 1, 2, 3,
먼저 일 단계에서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영이 셈의 결과를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각인합니다.
y가 어떤 수이든 상관없이 y+0=0이다.
이 단계에서는 ‘영으로의 영원한 회귀'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 말은 y가 어떤 수이든 w를 구할 때 y+w=0의 식으로 구한다는 말입니다. 즉, y=5라면 w=-5이고, y=-13이라면 w=13이 되는 것입니다.
보통 이 w를 -y로 표시하고 'y의 (덧셈의) 역수'라고 부릅니다. 방금 살펴보았듯이 -(-13)은 13입니다('부정의 부정은 긍정이다’라는 말로 외웠던 원리가 바로 이것이다).
이제 방정식을 풀 준비가 되었습니다. 다음의 방정식에서 2를 구해 보죠.
x+13=4299
미지수 x를 구하기 위해서는 각 항에 13의 역수인 - 13을 더하면 됩니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식이 되죠.
x+13+(-13)=4299+(-13)
왼쪽 항은 x+{13+(-13)}로 바꿔 쓸 수 있습니다. 덧셈의 결합법칙이 성립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13+(-13)은 0이 됩니다(역수를 더한 이유는 0을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원래는 x+ 0이라고 써야 하지만 0의 '중립적' 성질 때문에 그냥 x라고만 써도 됩니다. 정리하면 x=4299+ (-13)입니다.
보통은 x=4299-13이라고 쓰고, x가 4286이라는 것은 초등산수 실력이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아주 간단한 계산 문제지만, 번거롭게 계산을 해 본 이유는, 방정식 풀이의 어느 부분에서 0의 성질이 중요해지는 지 정확하게 살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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