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유형의 실수

목차

1. 소방관의 선택은?

2. 극장에서 벌어진 패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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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방관의 선택은? 

 

이번에서는 다시 수학을 삶에 응용하려는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죠. 올바른 행동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잘못된 결정을 사정하는 문제입니다.

여기서 말하려는 문제를 잘 보여 주는 예로 학교에 불이 났다는 전화를 받은 소방관이 있습니다. 전화한 사람의 목소리는 약간 술에 취한 듯들 떠 있다면, 과연 소방관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하던 휴식을 계속 해야 할까요? 아니면 장난전화인 줄 알면서도 소방차를 출동시켜야 할까요?

 

 

 

일반화시켜서 말하자면, 가설을 세울 때에는 두 가지 종류의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오류 유형의 가설은 옳았으나 이 가설을 채택하지 않은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옳지 않은 가설을 채택한 경우입니다.

수학자들은 이것을 유형1의 오류, 유형2의 오류라고 부릅니다.

아주 추상적으로 들리지만, 일간신문이나 일상생활에서도 이 두 가지 오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 상황이 종종 생깁니다. 밤 열두 시, 빨간 불을 무시해도 될까(눈을 씻고 봐도 경찰은 보이지 않는다)? 우락부락한 남자와 함께 디스코텍에 온 예쁜 여자에게 말을 걸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남자는 여자의 오빠일 것이다'라고 가정한다면 말이다)?

인간은 진화의 과정에서 이런 상황이 닥쳤을 때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선택하는 법을 터득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의 성격과 경험에 따라 매우 다른 선택을 합니다.

 

 

 

통계에서는 오류의 사정이 결정방법의 토대가 됩니다. 이 두 가지 오류 유형이 다 나타나지 않게 하는 것은 수학의 능력 밖의 일입니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결과를 수치화해서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소방관들은 장난 전화인 줄 뻔히 알면서도 무조건 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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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극장에서 벌어진 패싸움! 

 

소방관의 예는 오류 유형을 설명할 때면 언제나 등장하는 단골메뉴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화재를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너무 추상적이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 오류와 관련한 기사가 거의 매일 신문에 실린다는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예를 들어 대형 식당에서 패싸움이 났다는 정보를 입수한 경찰이 대다수의 인력을 이끌고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을 알고 보니 패싸움의 진상은 술에 취한 손님 하나가 다른 손님을 살짝 밀친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신문 논평은 살 벌합니다. '경찰들은 그렇게도 할 일이 없는가?!'

 

 

 

'패싸움'이라는 가설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으니 경찰은 유형2의 오류를 범한 것입니다. 만약 유형1의 오류가 발생했더라면 신문에서는 뭐라고 했을까요? '사람들이 서로 치고 받고 싸웠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에도 꼭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음으로써 자리를 빛냈다.'고 비꼬지 않았을까요.

 

2006년 4월 10일 베를린의 「타게스슈피겔」지에는 이보다 훨씬 극적인 기사가 실렸다고 합니다.

 

“여섯 살짜리 아이의 구조요청을 장난으로 치부한 구조대.

미국에서 구조대가 어린아이의 긴급구조요청을 장난으로 받아 들여 여섯 살짜리 아이의 어머니가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어머니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아이는 구조대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아이에게 돌아온 말은 전화로 장난치지 말라는 것이었다. 도움의 손길이 도착했을 때 아이의 어머니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개인 신상에 관한 중대한 결정을 할 때도 다양한 오류 유형들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게 됩니다. '조기진찰은 중요하다'라는 가설에서 그런 진찰은 받아봤자 득보다 실이 많다는 유형1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요즘 들어서는 신문에서도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그럼 제때 병원에 가서 치료의 기회가 늘어난다고 믿는 사람의 경우는 어떨까요? 이 경우에 나타날 수 있는 유형2의 오류는 아픈 데가 하나도 없는데 괜히 진찰받으러 가느라 신경 쓰고 돈만 축내는 경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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