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증명되었다?
2. 이건 다 아는 거잖아
3, 컴퓨터도 수학적 창의성을 가질 수 있는가?
1, 증명되었다?
이번에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수학자들이 맞닥뜨리게 된 철학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과연 어떤 조건을 만족해야만 수학적 문제가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기초가 이미 형성되어 있는 분야에서 '옳은 증명'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해서는 이미 2,000년 전에 의견일치가 이루어졌습니다. 증명하려는 명제를 이론의 출발점에 서 있는 공리로부터 연역적으로 추론할 수 있으면 됩니다. ‘유클리드의 기하학'이 그렇게 해서 만들어졌고 기하학을 모델로 한 다른 분야에서도 이 방법이 점차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그러나 19세기 중반이 되어서야 모든 수학 분야가 이 단계에 이르렀으니 시간이 왜 오래 걸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학에서 참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모두 의견일치를 보았고, 그 결정 주제는 '커뮤니티 '였으며, 전문가들의 축복을 받은 것이 '참'이었던 것입니다.
이 잘난 기준은 1970년대에 있었던 사색문제의 증명을 계기로 문제시되기 시작했습니다.이 증명에는 사람의 손으로는 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이때 수학 역사상 처음으로 컴퓨터가 증명의 주체로 등장했습니다.
컴퓨터가 한 증명도 증명일까요? 이것에 대한 수학자들의 의견은 에나 지금이나 분분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컴퓨터 증명을 거부하며 '고전 적인' 방식으로 증명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어떤 것들은 그렇게 해서 증명이 되기도 했지만, 다수의 중요한 증명들은 역시 전자(electrons)에게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는 고려해야 할 점 하나가 더 있습니다. 최근에는 컴퓨터들이 아주 간단한 증명 정도는 스스로 할 줄 압니다. 그럼 과연 이 분야에서도 체스 컴퓨터가 이룬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체스 컴퓨터들은 처음에는 무척 버벅거렸지만 지금은 체스의 달인들도 맥을 못 추게 하는 실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만약 앞으로도 쭉 이렇게 된다면 수학자들은 밥그릇 걱정을 해야 할 판입니다.
2. 이건 다 아는 거잖아
'이 증명은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시대에 따라서만 달라 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 증명의 유효성에 대해 말하는 사람의 수학적 배경도 큰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모든 자연수(1, 2, 3··)에 관한 문제라면 원칙적으로 수학적 귀납법을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이 증명 원칙만이 유한한 방법으로 무한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작업을 여러 번 하다 보면 표준적 결론을 얻는 데 드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수학적 귀납법에 의하면 결과는 다음과 같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아니면 이런 말조차도 생략하게 됩니다.
이런 실태는 수학과 신입생들을 뜨악하게 합니다. 신입생들은 완벽한 증명을 원하는데, 전문가들은 그 증명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학년이 올라가면서 초년생들도 표준에 익숙해집니다. 물론 미심쩍은 경우에는 세세하게 증명을 하는 것이 좋지만, 눈감고도 할 수 있는 증명을 하느라 학문적 연구를 위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해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3, 컴퓨터도 수학적 창의성을 가질 수 있는가?
증명을 시작하기 전에 일단 무엇을 증명할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지름의 원주각이 직각이라는 사실에 아무런 의심도 품지 않는다면 이것을 증명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수학적 발전에서 창의적 부분인 '증명하려는 명제를 어디서 가져오는가?’ 의 문제가 결과로 나와야 할 증명 자체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다는 데에 수학자들은 의견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예로 자연수들의 합, 1+2+•••+n은 언제나 n(n+1)/2와 같다는 명제를 살펴보면, 이 귀납증명은 몇 십 년 전부터 컴퓨터도 할 수 있는 증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컴퓨터가 스스로 이 증명을 찾아낼 수 있었을지는 의문입니다. 인간은 반으로 접힌 체스 판을 상상하고 즉시 그에 해당하는 공식을 머릿속에 떠올리지만, 컴퓨터는 미리 프로그래밍 된 것만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컴퓨터 때문에 직장을 잃을까 봐 걱정하는 수학자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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