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퍼지 논리
2. 퍼지 조작
1. 퍼지 논리
한 때, 세탁기와 진공청소기에 붙어 있는 퍼지 방식이라는 말은 기술 보증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수학교수인 로프티 자데가 1970년대에 고안한 이 이론은 수학적 바탕 위에 일상적 사고방식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특이합니다.
아주 엄밀한 의미에서 수학은 '참'과 '거짓'만이 존재하는 세계입니다. 주어진 임의의 수가 있을 때 이 수는 소수이거나 소수가 아니거나 둘 중의 하나여야 합니다. 그 중간의 회색지대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보통은 - 주어진 정보에 따라 차이는 있 겠지만 - '예, 아니오'로 무 자르듯 딱 잘라 대답하기가 힘듭니다. 이 교통 수단은 안전한가? 이 거래는 할 가치가 있는가? 하는 것들에서 말이죠.
퍼지 논리는 수학을 '인간적'으로 만드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하나의 명제에 대해 '참'이나 '거짓 뿐 아니라 1(분명히 참)과 0(분명히 거짓) 사이의 모든 가치가 다 허용됩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명제가 참이라는 데에 상당히 자신이 있다면 0.9의 값을 매길 수 있는 것입니다.
퍼지 명제에는 대부분의 고전적 논리도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명제의 합성도 가능합니다. 만일 p와 q가 참일 가능성이 높으면 명제 'p와 q'가 참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렇게 현실을 잘 반영하기 때문에 퍼지 논리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습니다.
퍼지 논리는 복잡한 조작을 할 때에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컴퓨터로 조종되는 수평면 위에 막대기를 세워놓고 균형을 잡는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런 조작을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계산해 내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그러나 퍼지 조작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수직 편차에 '약간 왼쪽으로', '많이 왼쪽으로' 등의 퍼지 논리값을 정해주면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10도 왼쪽으로 움직일 경우 첫 번째 값은 0.6, 두 번째 값은 0.4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약간 왼쪽으로', '많이 왼쪽으로' 등의 지시에 로봇이 어떻게 반용해야 하는지 알려 주어야 합니다. '판을 1센티미터 오른쪽으로', '판을 3센티미터 오른쪽으로' 등으로 말이죠. 그러면 눈으로 직접 관찰할 때에는 마치 균형을 잡는 것처럼 보입니다. 명제가 참일 가능성이 클수록 그에 반응할 비율도 커집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수학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의 지식을 수 학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학자들에게 퍼지 테크닉은 보조적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청소 결과가 똑같이 나온다 해도 퍼지 테크닉보다는 정확한 논리를 이용해 만든 진공청소기를 선호하는 것이 수학자들이기 때문입니다.
2. 퍼지 조작
고전적 통제이론은 수학에서도 아주 까다로운 분야입니다. 이 분야에서는 사이버네틱(인공두뇌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노버트 비너(1894~ 1964)가 주된 공헌을 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특정한 시스템을 잘 조종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는 이론으로 특정한 목표값을 가장 빨리(혹은 가장 저렴하게) 구하는 것을 과제로 합니다.
조작자는 중간에 조작값을 통해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시스템'은 제약 공정에서의 화학반응의 사슬, 용광로, 혹은 격추시켜야 할 적의 로켓 등일 수 있습니다. 이 이론으로 연구, 개발된 방식은 여러 분야에서 적용됩니다. 만약 정보가 불충분하다거나, 조작값으로 제때 영향을 끼치는 것이 불가능하다거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나 경과를 방해한다거나 하면 아주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보통은 조작기능을 위해 아주 복합적인 방정식을 사용하며, 정확한 답은 예외의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퍼지 조작을 사용하면 아주 편하게 조작을 할 수 있습니다. 경과를 관찰하여 지금 이 상황이 예상된 시나리오의 어느 부분에 속하는지 측정합니다.
만약 수평면 위의 막대가 5도 앞으로 쏠려 있다면, 예상된 시나리오 ’많이 뒤로 쏠림', ‘약간 뒤로 쏠림', '반듯하게 서 있음’, '약간 앞으로 쏠림‘, ’많이 앞으로 쏠림'은 각 0, 0, 0.2, 0.8, 0의 비율로 측정될 것입니다. 여기서 전문가가 하는 일은 막대가 심하게 혹은 약간 앞으로 쏠려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올 때 답하는 것입니다. 막대가 전혀 기울어지지 않았다면 당연히 조작한 것도 없을테고 약간 앞으로 기울어져 있다면 5센티미터 앞으로 움직이라고 하면 되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시나리오에 맞게 적절한 반응을 해주면 됩니다. 0.2의 비율에서는 아무 것도 하지 말고 0.8에서는 수평면을 앞으로 5센티미터 움 직입니다. 이 말은 0.8 X 5센티미터, 즉 4센티미터를 움직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꽤 어려운 조작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완벽한 고전적 방식과 달리 좌충우돌하는 면이 없지 않지만 '퍼지화'는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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