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보험이 필요한 이유
2. 풋이냐, 콜이냐(Put or Call)?
1. 보험이 필요한 이유
포도 농사를 짓는 농부가 있는데 해마다 가을이면 10톤의 포도를 수확합니다. 포도가 좋은 와인이 될 때까지 기다릴 인내심과 와인 제조기술이 없는 농부는 와인 양조장에 모든 수확량을 팝니다.
그러나 올해는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해마다 불안합니다. 그렇다면 '보험'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합당하다고 생각되는 가격 P를 정한 뒤 다음의 조건으로 계약할 사람을 찾는 것입니다. 만일 가을에 포도 값이 P 아래로 떨어지면 계약 상대는 그 차액을 보상하는 것이죠. 만일 포도 값이 P보다 높으면 농부는 더 비싼 값에 포도를 팔 수 있어 좋고 계약 상대는 보상할 필요가 없어 좋게 됩니다.
이런 거래는 매일같이 수천 건씩 이루어집니다. 일명 옵션이라고 하는데, 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한 시기에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걸러내는 금융 파생상품입니다. 포도, 사랑수수, 금의 매입가부터 달러, 전기, 이동통신사 주식의 매도가까지 무엇이든 이 '보험'에 들 수 있습니다.
요즈음은 '보험' 들기도 편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에 가서 10월에 한 주 당 20만원씩 10,000주의 이동통신사 주식을 사겠다고 말하고 계약하면 됩니다. 만약 10월에 텔레콤 주식이 20만원보다 싸면 은행은 보상할 필요가 없게되고, 20만원보다 비싸면 은행은 고객에게 그 차액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리고 고객이 그 돈으로 정말 주식을 사든 해외여행을 가든 은행이 상관할 바 아닙니다.
여기서 수학이 필요해지는 것은 옵션의 가격이 합당한지 평가할 때 입니다. 물론 위험 없는 수익은 없습니다. 이 계산에서도 차익거래는 없다는 기본원칙이 적용됩니다.
거래에 필요한 변수들, 즉 시장이자율, 가격변동의 기대치, 원하는 매입가격, 만기 등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바로 가격이 뜨게 됩니다.
옵션의 종류가 많고, 또 점점 많아지기 때문에 수학자들은 할 일이 무척 많습니다. 큰 은행들은 이런 일을 하는 수학자를 대거 기용하고 있고, 대 학의 연구실에서도 실제를 더 정확하게 예견할 수 있는 더 나은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경고를 하겠습니다. 옵션거래에는 투자한 돈을 단시간 내에 불릴 수 있다는 큰 유혹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힘들어 모은 돈을 동땅 날리는 경우도 허다하니 초보자들은 그보다 훨씬 안전한 로또에 만족하는 편이 났습니다.
2. 풋이냐, 콜이냐(Put or Call)?
금융수학의 전문용어는 영어인 것이 당연하다고 할 정도로 영어 일색입니다. 그 중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개념 몇 개를 짚어 보겠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포도밭 주인처럼 뭔가 팔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풋옵션 (매도옵션)이 관심의 대상입니다. 매도옵션을 계약할 경우 먼저 은행 측과 자세한 사항에 대해 협상을 합니다. 예를 들면 '만기 후에 정해진 가격보다 시세가 낮을 경우 포도를 얼마에 팔 수 있는가?' 이것이 바로 권리행사가격(strike price)입이다. 권리행사가격이 높아지면 당연히 옵션도 비싸집니다.
가장 일반적인 '지불 원칙'에는 유럽식과 미국식 풋옵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유럽식 옵션에서는 반기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포도 값의 예에서는 10월 31일입니다.
미국에서는 만기가 되기 전부터 만기일까지, 예를 들면 7월 말에 벌써 은행에 가서 계약이행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포도 값이 폭락했을 때는 이쪽이 유리할 것입니다.
뭔가 사려고 하는 사람은 콜옵션에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만일 12월 13 일에 5톤의 각설탕이 필요하다면 콜옵션으로 그 가격을 안전하게 책정해 놓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권리행사가격을 5,000만원으로 정해 놓았는데 12월에 각설탕 값이 올라서 6,000만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은행은 계약 상대에게 1,000만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여기에도 유럽식과 미국식이 있으며. 이번에는 당연히 권리행사가격이 낮아지면 옵션이 비싸집니다.
거래를 하는 사람 중에는 정말 5톤의 각설탕이 필요한 사람도 있지만 투기 목적인 사람이 많습니다. 옵션거래의 목적은 기초자산보다는 투기 쪽으로 점점 기우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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