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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수학 이야기

모차르트의 주사위 작곡법

by N 스톤 2025.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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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주사위 작곡법

2. 컴퓨터로 모차르트를?

3. 759499667166482개의 가능성?


 

작곡

 


 

 

1. 주사위 작곡법 

 

우연이 음악 창작에서 하는 역할은 책에서보다 훨씬 큽니다.

모차르트는 '주사위 작곡법'이란 것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사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사위 두 개를 동시에 던져 나온 눈의 수를 합산하고, 표의'첫 마디' 칸에서 그 숫자에 해당하는 마디를 고릅니다. 표에는 2에서 12 까지의 숫자가 매겨진 11개의 마디가 미리 준비되어 있으며, 두 번째 마디, 세 번째 마디 등도 이런 식으로 선택하여 16마디가 다 만들어질 때까지 계속하는 것입니다.

 

작곡

 

 

이제 선택된 마디들을 순서대로 연결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심금을 울리는 명작은 아닐지라도 모차르트의 동시대 작곡가들의 소나타와 비교했을 때 그리 쳐지지 않는 결과가 나옵니다.

 

16마디에 각 11개의 선택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부 합하면 176마디 입니다. 이것으로 1116승의 조합이 가능해집니다. 개중에는 반복되는 것도 있을 수 있으며. 모차르트는 어떤 마디는 반복해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사위 작곡법으로 만들 수 있는 '작품'의 수는 759,499,667,166,482개로 엄청납니다. 그러므로 주사위를 던지면서 이것으로 만들어질 작품의 유일무이함을 의심할 필요는 없게 됩니다.

 

작곡

 

 

우연의 역할은 고전음악보다 현대음악에서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크세나키스는 악보와 그 마디들이 놓일 순서만 우연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그 음악이 연주될 주파수 형태까지도 우연의 법칙에 따라 결정합니다.

사실 크세나키스 음악의 팬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고전음악에서 우 연이 이런 역할을 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슈베르트가 왈츠의 여섯 번째 마디에서 갑자기 다장조에서 마장조로 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차르트는 왜 가장조 소나타의 터키행진곡 마지막 악절에서 갑자기 가단조를 사용했을까요?

보통 사람은 알지 못하는 영감의 세계에서 일어난 일일까요?

천재성의 발현일까요?

아니면 그 순간 모차르트의 두뇌 속에서 일어난 뉴런의 우연적 폭발 탓일까요?

 

현재 두뇌연구의 성과로는 아직 거기까지는 들여다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연이 생산적이고 안정적인 영향력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은 여러 분야에서 관철되고 있으니 기대해 보죠.

 


 

 

2. 컴퓨터로 모차르트를? 

 

모차르트의 주사위 작곡을 여러 곡 연주하다 보면 왠지 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악보는 분명히 독창적인 창작물인데도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은 인간의 두뇌가 음악적 구조를 파악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어떤 화음이 어떤 순서로 나타나는가? 박자 구성은 어떠하며 어떤 음정이 자주 쓰이는가? 이런 요소들에서 같은 패턴이 사용되었다면 듣는 사람의 귀에는 두 곡이 아주 비슷하게 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작곡

 

 

이런 사실을 이용하면 컴퓨터에게 자세한 분석을 시킨 뒤 모차르트나 바흐처럼 작곡을 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음악적 구성에서 핵심적인 것 만을 뽑아내 그것으로 새로운 구성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예를 들면 다 장조 곡에서 시와 미 다음에 높은 도, 혹은 솔이 올 확률을 계산한 뒤 그 대로 따라서 하는 것입니다. 방금 시와 미가 나왔다면 확률에 따라 높은 도나 솔이 배치됩니다.

그러면 전문적 음악가가 아닌 사람의 귀에는 정말 모차르트나 바흐처럼 들리는 것이죠. 물론 그 속에서 새로운 악상이나 감흥 같은 것을 찾을 수는 없을 겁니다.

 

작곡

 

 

작곡가 오름 피넨달은 이 사실을 바탕으로, 말하자면 작곡가들을 교배시키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두 작곡가 AB를 분석한 뒤 먼저 A에 속하는 변수로 시작합니다. 화음, 박자, 음정 모두 A의 특성을 따라가다가 천천히 B의 특성으로 넘어간 다음 마지막에는 B의 변수로 끝냅니다.

이렇게 하면 A에서 시작해 B로 끝나는 곡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죠.

 


 

 

3. 759499667166482개의 가능성? 

 

1부의 마지막 마디, 8번째 마디에는 11개의 다양한 마디번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마디들은 모두 같습니다. 8번째 마디는 처음부터 정 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죠.

역시 마지막 마디(16번째 마디)에도 11개의 선택 가능성이 있지만 동일한 마디가 많아서 사실은 단 두 종류의 가능성 뿐입니다. 결론적으로 14개의 마디 1, 2, 3, 4, 5, 6, 7, 9, 10, 11, 12, 13, 14, 15만이 온전히 11개의 가능성을 다 가집니다. 거기에 앞서 말한 마지막 마디의 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이것을 계산하면 759499667166482입니다.

 

작곡

 

 

참고로 이 조합들이 선택될 가능성은 저마다 다르고, 주사위 두 개를 던졌을 때 212가 나올 확률은 각각 1/36로 상당히 낮습니다. 반면에 중간

정도의 수가 나올 확률은 1/6으로 훨씬 높습니다. 그래서 아주 작은 수나 아주 큰 수에 속하는 마디번호로만 이루어진 조합의 가능성은 극도로 희박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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