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무한의 세계를 퍼져 나가는 행운의 편지
2. 기이한 빛 떠넘기기
1. 무한의 세계를 퍼져 나가는 행운의 편지
무한의 세계가 깜짝 놀란 일로 가득하다는 것은 이미 갈릴레이 때부터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번에는 두뇌 운동을 위해 무한의 세계에 행운의 편지를 보내 봅시다. 행운의 편지 아이디어는 정말 기발합니다. 내가 받은 편지에 적힌 주소로 1만원을 보낸 뒤 열 명의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냄으로써 나는 행운의 편지의 체인을 유지시킵니다. 그러면 내 친구들은 다시 자신의 친구들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러면 내게 1만원씩 보내오는 사람은 모두 합해 1,000명이 되는 것이죠.
그러나 이 기발한 아이디어는 오래 가는 법이 없습니다. 편지를 보낼 사람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금방 끊기게 됩니다. 하지만 무한의 세계에서는 다릅니다. 이 세계의 사람들을 1, 2, 3, 4, ... 으로 부르기로 합니다. 각 숫자가 한 사람씩을 의미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숫자는 무한정 커집니다.
이제 게임을 시작합니다. 번호 1이 그 다음 10사람, 즉 번호 2에서 번호 11까지의 사람에게 행운의 편지를 보냅니다. 이 10사람은 다시 그 다음 10사람, 즉 번호 12에서 번호 111까지의 사람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이제 이 100사람이 각각 10사람에게 편지를 씁니다. 편지를 받는 사람은 번호 112에서 번호 1,111까지입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반복됩니다.
편지에는 ‘3대' 앞선 사람에게 1만원씩 보내라는 말이 씌어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번호 1은 112에서 1,111까지가 보낸 1,000장의 편지를 받게 됩니다. 이 1,000장의 편지 속에는 각각 1만원이 들어 있습니다. 번호 2부터 11까지도 역시 1,000만원씩 받게 됩니다. 다른 대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999만원씩 벌게 됩니다. 받은 돈은 1,000만원이고(번호 112부터 해당됨), 보낸 돈은 1만원이기 때문이죠.
1만원이 아니라 10만원이나 100만원으로도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순식간에 모두 백만장자가 될 것입니다. 이건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요? 맞습니다. 높은 번호를 가진 사람들의 재산이 낮은 번호의 사람들에게로 옮겨 오는 것뿐입니다. 그러나 무한정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각 개인에게는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진짜 현실세계도 무한하다면 그 누구도 돈 걱정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2. 기이한 빛 떠넘기기
행운의 편지에 상응하는 자금증식 시스템의 예를 하나 더 들어 보겠습니다.
이번에도 사람들을 1, 2, 3, ...으로 부릅니다. 번호 1은 1,000만원이 필요해서 번호 2에게 빌려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번호 2도 돈이 없어서, 번호 2 는 번호 3에게 2,000만원을 빌려 1,000만원은 번호 1에게 빌려주고, 나 머지는 자신이 쓰려고 남겨둡니다. 그런데 사실은 번호 3도 돈이 있는 사 람은 아니어서 번호 4에게 3,000만원을 빌렸습니다. 그 중 1,000만원은 자 신을 위해 남겨두고 2,000만원은 번호 2에게 빌려준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이 체인의 맨 끝에 누군가 있다면 그 사람은 엄청난 빚을 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의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이 없으며, 이렇게 하면 경제도 살아날 것입니다.
여기서 ’개인'이 ‘세대'로 바뀌고 천 단위가 백만 단위로 바뀌면 산업 국가들이 지난 몇 십 년간 실시해 온 경제정책과 아주 비슷한 모양새를 띱니다. 국가부채는 엄청난 규모로 커지고, 미래 세대의 삶은 빚의 증가에 의존하며, 그 빚을 갚는 일은 더 먼 미래 세대에게 전가되는 것이죠.
이 아이디어의 작은 흠은 대출이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습니다.
돈을 빌리면 이자도 갚아야 하고, 이자를 갚기 위해 또 다른 대출이 더 필요하게 되는 것이죠. 그러면 빚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테고 이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금융시장에서 돈을 찍어내는 일이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사기꾼들이 즐겨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파격적인 이자를 약속하며 귀가 얇은 사람들을 꼬드겨 먼저 자금을 마련한 다음에, 그 돈으로 흥청거리며 삽니다. 일 년 뒤에 20퍼센트의 이자를 지불할 돈만 남겨 놓으면 되기 때문이죠. 이렇게 해서 수완 좋은 회사로 소문이 나면, 또 거액의 자금이 들어옵니다. 그 돈으로 또 이자를 지불하고, 또 흥청망청 삽니다. 그러다 어떤 사람이 투자한 돈을 빼가겠다고 해도(그럴 일도 없겠지만) 그런 정도의 돈은 충분히 있습니다. 언젠가 ’쾅‘하고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꽤 오래 해먹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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